[코발트]
――에소라 선생님의 집?
[알트]
응. 도내에 있는 독채. 나도 거기서 하숙하고 있어
[에소라]
직업상, 집에 잘 못 들어갈 때가 많아. 알트가 집을 봐주고 있어서 다행이야
[알트]
뭐, 집을 지키는 거라면 그 밖에도 시끄러운 것이 있습니다만······
[에소라]
안 돼, 알트. 그녀와도 사이좋게 지내야지
――어쨌든, 집에는 웬만한 설비가 갖춰진 연구실이 있어. 거기서 너희들을 진찰해줄게
[크롬]
잘 부탁드립니다
[네온]
······쿨······
[케이]
······
[코발트]
왜 그래 케이? 복잡한 얼굴을 하고
[케이]
이 호버 비클이 아까부터 신경 쓰여서. 닥터, 네 소유물이냐?
[알트]
아니, 이건 선생님의 호버 비클. 난 스쿠터형을 가지고 있는데, 오늘은 두고 왔어
[코발트]
그래서 말이야! 닥터랑 에소라 선생님이 입고 있는 건, 뭐야?
밖에 나갈 때, 쓰고 갔지! 왠지 멋있어!
[크롬]
그게 요즘 패션인 걸까요?
[알트]
내열복이야. 낮에는 이걸 입지 않으면 열사병에 걸려
안드로이드는 아무렇지도 않겠지만, 인간에게 이 기후는 힘드니까
[에소라]
그래. 오늘 날씨는 확실히, 종일 맑아서――
최고 기온은 48.9도. 평소와 같은, 혹서일이구나.
에소라의 집
[에소라]
자, 도착했어. 사양 말고 올라가
[코발트]
실례하겠습니다!
[케이]
그래서, 우린 뭘 하면 되지?
[에소라]
그 안쪽에 내 연구실이 있어. 일단 거기서, 너희의 기억 데이터를 보려고 해
기억 상실이라는 건, 어딘가에 이상이 있다는 의미니까
[네온]
······분해 같은 걸 하는 거야?
[에소라]
그런 짓은 하지 않아. 설명······은 조금 하기 힘들지만 보면 알 수 있겠지
이쪽이야
에소라의 연구실
[코발트]
와아······!
[크롬]
이건, 정말······훌륭한 연구실이네요
[알트]
그, 선생님······뭔가 제가 도울 수 있는 걸 없을까요?
모두를 찾은 제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. 혹시 방해만 안 된다면, 서포트시켜주세요
[에소라]
······그렇네. 너는, 이 4명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해
서포트라는 말은 말고, 네가 메인으로 진행하는 걸로 하자. 모르는 건 내가 알려줄게
[알트]
네! 잘 부탁드립니다······!
[에소라]
그래. 넌 너무 기죽지 말고, 코발트네를 제일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어
자, 시작해볼까. 누구부터 할래?
[코발트]
네, 네, 네에! 나! 내가 하고 싶어!
[케이]
시끄러워! 좁은 곳에서 소리 지르지 마!
[에소라]
그럼, 코발트부터 하자. 거기 누워볼래?
[코발트]
응! 잘 부탁해, 닥터! 에소라 선생님!
[에소라]
······그럼, 시작할게. 【슬립 모드】
[코발트]
······
[알트]
(에소라 선생님은, 콧노래를 부르며 프로그램을 맞췄다)
(완성된 노래처럼 군더더기 없고, 아름다워서······ 나도, 선생님처럼 할 수만 있다면······)
[에소라]
알트, 괜찮겠어?
[알트]
네······!
[에소라]
마음을 가라앉히고. 내가 도와줄 테니 넌 네 마음대로 해봐
[알트]
(차분하게······음악을 만드는 것처럼······)
······♪
[에소라]
응······좋은 집중력이야. 그래, 그럼 넘어가자
에소라의 집
[알트]
수고했어, 얘들아. 얼추 확인했어
[KNoCC]
······
[알트]
결론부터 말하자면······ 그······
[케이]
머뭇거리지 않아도 돼. 분명히 말해줘
[알트]
······모두의 기억 데이터는, 구할 수 없었어
[코발트]
에에!?
[크롬]
데이터가 파손되어 있었다······라는 뜻인가요?
[알트]
아냐. 파손이나 장애 같은 게 아니라······ 데이터 자체가 삭제됐어
[케이]
지워졌다는 건, 누가 했다는 건가?
[알트]
그것까지는 몰라. 그냥, 또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······
너희의 제조년월일은,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더 전이야
그러니까 4명 모두, 지금 있는 대부분의 안드로이드보다 구형이라는 얘기가 돼
[에소라]
――혹시 모르니까, 내가 『바벨』 운영에도 문의해봤어
하지만, 넷이서 자재 창고에서 잠들어 있던 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여도 하지 않았다는 답장이 왔어
[코발트]
그렇다는 건, 결국······
[에소라]
아무것도 모른다······라는 게 되겠지
[코발트]
······
그렇지만. 어떡하지?
[케이]
······라고 말해도, 아무것도 모르는 거잖냐
[네온]
······귀찮아
[크롬]
어떻게 할 수도 없다······라고 하는 게, 솔직한 거겠네요
[알트]
그, 그런! 모두 자신과 관련된 거잖아!?
이제 어떻게 할 건지, 잘 생각해보지 않으면······!
[에소라]
······『잘 생각해본다』는 건 알트, 너 아닐까
[알트]
······에?
[에소라]
기억이 없는 안드로이드는 아기와 똑같아. 누군가 이끌어주지 않으면 안 돼
아까 네가 말했듯이, 넌 그들을 찾은 책임이 있지
[알트]
그렇, 네요. 선생님의 말이 맞아요
[에소라]
그럼 다시 물어볼게. 코발트, 케이, 크롬, 네온······ 이 4명의 안드로이드를――
너는, 어떻게 할 생각이니?
To be Continued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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